섹스는 나이와 상관없다


젊은 사람들에게 사람이 몇 살쯤 되면 성생활을 그만둘 것 같으냐고 물으면 50 아니, 60살 쯤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똑같은 질문을 노인에게 하면 뭐라고 답할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섹스를 얘기할 때 무엇보다도 그 능력을 앞세웠다. 허구한 날 정력이나 명기(名器) 타령만 하다가 성의 진정한 가치, 즐거움 아니 거기에서 얻는 보람, 행복 같은 것은 차치했다. 이런 형편이니 나이가 들면서 일어나는 생리적 변화에 얼마나 예민했겠는가? 그리고 그게 성적인 것이든 아니든 아직 오십도 되기 전에 ‘아, 나는 이제 틀렸구나’ 하고 미리 위축된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 여성들은 폐경과 함께 자신의 성에 대한 자신감을 잃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곤 했는데, 결론부터 얘기해서 이는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몸에서 여성호르몬이 모자라서 일어나는 불편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의학적으로 얼마든지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걱정 안 해도 된다.

 

젊었을 때 성에 큰 가치를 두고 살았던 여자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성에 긍정적이며, 섹스에 질색을 하던 여자는 폐경 후에도 여전하다. 성은 나이에 관계없이 연결된다는 뜻이다. 성을 좋아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던, 아니 못했던 경우도 마찬가지로 이어진다. ‘파트너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자신의 흥분된 몸’이라는 말도 있는데, 우리는 오랜 유교문화의 탓인지 특히 여자들의 경우 그걸 숨기고 살았다. 조선조 때 그렇게나 여인들을 괴롭혔던 칠거지악 중에 ‘음거(陰去)’는 여자가 섹스를 좋아하면 내쫓긴다는 것이었으니 할 말을 잃는다.

 

성은 온몸으로 하는 건데 나이가 어쨌다는 것인가? 아니 마음으로 하는 건데 몸이 어쨌단 말인가? 젊었을 때의 성에 대해 가졌던 가치, 욕구 같은 것들을 계속 버리지 말고 비록 얻어지는 반응이 그만 못하다 하더라도 거기서 얻어지는 소산들을 알차게 거두기 바란다. 좋은 예로 여성을 여성답게 만들고 가장 편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옥시토신이라는 물질이 몸에 많이 나오게 하는데 섹스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성이야말로 하느님이 우리 인간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신 정말 몇 안 되는 선물 중의 하나다. 여기에는 학력도 재산도 명예도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우리는 삶의 가치를 이런 공평하고 원초적인 곳에 두어야 한다. 성을 알아야 사랑을 알게 되고 그래야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진실로 사랑하게 된다.

 

끝으로, 세상에는 30대 같은 60대도 있고, 60대 같은 30대도 많이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어떻게든지 젊게 멋있게 살아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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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대 정년퇴임 후 서울여대 치료전문대학원 객원교수로 10년간 ‘성학’을 강의했다. 아태폐경학회연합회(APMF), 한국성문화회, 대한성학회 등의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국제심신산부인과학회(ISPOG) 집행위원, 대한폐경학회 회장, 대한심신산부인과학회 회장 및 세계성학회(WAS) 국제학술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단기고사는 말한다>, <사춘기의 성>, <성학>, <섹스카운슬링 포 레이디>, <시니어를 위한 Good Sex 오디세이> 등 다수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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